밑 줄 긋기

내 마음의 구급상자

lee609 2012. 6. 9. 12:52

 

 

 

세상을 살다보면 유별나게 아름답다거나
남보다 뛰어나지도 않고,
세상이나 나 자신을 위해서도
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지도 않으며,
오늘과 내일이 그다지 다르지도 않는 삶을
왜 이렇게 힘들게 꾸려 나가야 하는 것인지
알수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.

 

가끔은 산다는 일이
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.
하지만
세상에 대단한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는 것만큼
의미 없는 일도 없습니다.

문득
세상을 왜 사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에는
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 보세요.
당신의 손으로 잘 내린 맑은 커피를 좋아한다면
그것 자체가 인생의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.

 

우리 삶이란
그 자체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이며
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 수 있으면 족한 것입니다.
세상을 살아갈 삶의 중대한 이유는
바로 삶의 사소함에 있는 것입니다.

만약 당신이
파전을 곁들인 소주 한 잔을 즐긴다면,
봄 거리의 라일락 향기를 좋아하고,
나무그늘 아래에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면,
족발집 주인 할머니의 순대국 서비스로 횡재한 기분이 된다면,
공원에 나들이 나온 아기의 천진한 웃음소리에서 햇살이 떠올려진다면,
아프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
가벼워진 몸 놀림에 쾌재 를 부르고 싶어진다면
그게 바로 당신 삶의 의미이며,
그게 바로 행복이고 인생인 것입니다.

 

 

ㅡ'내 마음의 구급상자 / 남인숙' 중에서